섬을 다지며 간다
몸의 중심이 다져지기 전 섬의 속살들을 이곳에선 만나지 못한다
청산도는 바람 숭숭 새는 골목
정좌한듯한 먼지를 들쓴 돌의 낙원이다
바람이 꽃이고 그러므로 바람들의 고향이다
섬 길 따라가는 사람들은 김밥 한 줄 오이 하나로 힘을 받고
마을로 이어지는 삶들의 길은
아직도 긴장을 덜어내지 못하고 질척한 꿍꿍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청산도는 바람의 천국이다
바람도 섬 사이사이 드나들며 안과 밖에 무늬를 만들고
그러한 날이면 바람도 가볍지 않은 무장으로 해초 마르는 언덕의 느슨한 것들을
꼭꼭 다지며 가도
사람들을 내려놓고 가는 법을 모른다
섬 산이 돌을 만들었는지
바람이 돌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은 이정표가 지키고
검푸른 바다의 내력은 돌이 지킨다
청산도
사람의 도시를 떠나온 발자국들을 어우르며
마지막 갈증을 품으면
바람 한 줌 덜어 주머니 속으로 넣어준다
그 단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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