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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시즌 코로나 회피 노지 캠핑3선

올여름도 최고더위를 갱신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다.

게다가 코로나까지 가세해 인산인해의 피서지는 가기가 꺼려진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수욕을 즐긴다는 것도 왠지 우스꽝스럽고 몇 발자국만 움직여도 옆 텐트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 속에서 쉬러 갔다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오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맘때만 되면 인터넷 등 여기저기 모든 정보를 총동원해 한적하고 경치 좋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느라 혈안이 된다.

나는 한 25여 년 전 PC 통신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던 시절 사륜구동 비포장도로 탐험을 취미로 했었다.

그 당시는 사륜구동차량이 아니면 갈 수 없었던 오지 중의 오지가 지금은 승용차도 갈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는 발전했고 나만 알고 있었던 비경을 간직한 장소는 이제 없어져 버렸다.

이 모두가 인터넷의 발달 때문이다.

지금도 그 시절이 그리워 가끔 찾아 가보는데 아직은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는지 비교적 한산하고 오염되지 않아 그나마 위안이 된다.

 

강원도,

수도권에서 강원도 어디를 가던 이제 서너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가 됐다.사람 바글바글한 야영장을 갈 것인가 비록 편의 시설은 없지만 한적하고 밤이면 산 짐승 울부짖는 소리 들리는 자연 속으로 갈 것인가?

 

1 강원도 정선 지장천


위 장소는 정선군의 지장천이라는, 옛날 탄광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고한 면에서 발원하여 정선 가수리 쪽으로 흘러가는 1급수의 맑은 천에 있는 곳이다.

정선군 남면 선평역 앞 낙동 삼거리를 기점으로 하고 마을 앞 도로를 따라가면 되는데 군데군데 펜션이라던가 야영장도 있지만, 여름이면 많은 사람이 몰려 이곳에서는 물놀이 외는 마음의 쉼을 얻기는 힘들다.

그러나 도로를 따라 계속 가다 보면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포장 도로구간이 나오는데 이곳부터 한적하게 야영을 할 수가 있다.

지금은 정선읍 가수리까지 이어지는 도로 증설 공사를 하고 있어 자연을 훼손하는 다소 흉한 모습도 보이지만 천을 끼고 비포장 구간을 가다 보면 곳곳에 아름답고 야영하기 좋은 곳이 많이 있다.

특히 지장천에는 송어가 서식해 송어 플라이 낚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포인트만 잘 찾으면 루대로도 송어를 낚을 수 있고 불거지라 불리는 수컷 피라며 꺽지 등등 보호 어종이 아닌 토종 물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편의 시설도 없는 그야말로 노지 야영이니 생필품은 모두 가져가야 한다.

 

                                                       2 강원도 삼척 가곡천

 

 

위 장소는 삼척 가곡천에 있는 곳으로 태백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의 삼척 가곡면을 기점으로 삼척 호산 바다 쪽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곳이다.

가곡천 상류는 아직도 원시림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곳인데 산천어 열목어 등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어류가 서식하는 지역이라 계곡 입구 야영장 이외 어느 장소에서도 야영이나 취사를 할 수 없는 자연보호 구역이다.

그 때문에 그곳에서 시작한 가곡천 또한 1급수의 수질과 동해로 흘러갈 때까지 천혜의 경관을 간직한 곳이 곳곳에 있다.그러나 가곡천이 동해로 흐르는 동안 그 옆을 도로도 같이 따라가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휴가철에는 좋은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위 장소는 도로에서 보이는 곳이 아니고 시골 마을을 통과해서 가야 하므로 가곡천의 숨은 비경이라 할 수 있다.사진의 정자도 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탓에 마을 사람들 또한 오지 않아 오롯이 나만의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다.

정자가 언제 지어졌는지 예전에 마을 어른들에게 여쭌 적이 있는데 마을 사람들도 일본강점기 때가 아니었나 짐작만 할 뿐 알지를 못했다.이곳 또한 덕풍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천이다 보니 송어 등등 귀한 물고기가 서식하고 간단하게 피라미 낚시를 즐기며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정자에 텐트를 쳐도 되나 정자 앞이 바위로 이루어진 낭떠러지고 아래는 수심 깊은 소지역이라 위험하니 정자 앞의 다리 쪽 자갈밭에 캠프를 구축한다면 휴가 기간이 끝나가는 게 아쉽게 생각될 것이다.  

 

                                                   3 강원도 영월 옥동천


위 장소는 영월 상동읍을 기점으로 태백방면 32번 국도변의 옥동천이다.

옥동천은 상동 구운산에서 발원하여 영월 김삿갓면에서 남한강으로 흘러가는 지류인데주 캠핑 장소는 상동에서 5.6킬로 떨어져 있는 칠양이 계곡 자연휴양림 야영장 전후이다.

옥동천은 산악 지대를 돌아 흐르는 천이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물속에 5분 이상 있지 못할 정도로 차다.

특히 여름철에도 낮은 기온 탓에 모기가 없으며 캠핑을 할 때는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계곡형 천이라 수량이 풍부하고 캠핑 장소 주위에 소(沼)가 있으면 특히 아이들 곁에서 눈을 떼면 안 된다.

갑자기 깊어지는 소(沼)는 어른 키도 넘는 깊이가 되는 곳이 많으니 푸른 물빛을 띠고 있는 곳은 피하고 물속이 들여다보이는 너른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캠핑 장소에서 태백 방향으로 가면 함백산 만항재 고개 야생화 공원이 있는데 많은 종류의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눈으로 접하는 쉼의 기회도 된다

만항재의 야생화

 

상동 옥동천 길목의 광부 동상

 

캠핑 열기 속에 코로나와 함께 맞이한 피서 시즌,

더 많은 사람이 사람들 몰리지 않는 더 조용하고 더 깨끗한 장소를 찾느라 고심 중이다.

위에 열거한 장소들은 아무런 편의 시설이 없으므로 마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반대로 이런 곳만 찾아다니는 자연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국가가 발전한다는 건 결코 잘사는 경제적 능력만이 지표가 될 수는 없다.

즉 국민 개개인의 도덕과 질서가 곁들여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 먹고 잘산다 해도 선진국이라는 명패는 어울리지 않는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런데 열심히 일한 것처럼 떠나서 즐긴 자리도 돌아올 땐 열심히 치우고 왔다 간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도덕 정신을 발휘할 때 비로소 선진 국민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울러 물은 아래로 흐르고 그 흘러가는 물의 곳곳에 타인들도 함께 쉬고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나 있는 곳으로부터 그 어떤 것도 아래로 흘려보내지 말아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는 비양심적 행동은 같이 간 아이들에게 어른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지는 못할 것이다.